해당 작품은 fanfiction.net에 올라온 해리포터의 패러디 소설입니다.
By: Bloody Phantom
현관을 지나가다가 말고, 남자는 발을 멈췄다. '내가 정말 이걸 원하는 걸까? 제대로 정신을 붙잡고 있을 수 있을까?' 그는 제 눈물로 나일강을 만들지 않고도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남자가 집 안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걸으니 어느새 복도에 다다랐다. 그의 오른쪽에는 부얶이 있었는데, 그릇들은 꺠져 바닥에 뉘여있었고 의자들은 한 쪽으로 쓰러져있었다. 마치 저녁을 먹기 시작할 때 쯤 싸움이라도 있었던듯한 광경을 연출시키는 모습이었다.
유아용 식탁의자가 바닥에 누워있는 것을 본 남자는 눈물이 눈에 고이는 것을 느꼈다. 의자의 벨트는 마치 어느 어머니가 정신없이 서둘러 아이를 빠르게 꺼내려고 한 것 마냥 반쯤 풀려있었다.
스토브에는 여직 냄비 몇 개가 올려져있었고, 싱크대에는 그릇이, 그리고 냉동실에는 음식물이 있었다. 식탁에는 주스갑이 한 쪽으로 넘어져서는 깨진 컵 두 개와 말라서 냄새나는 오래된 우유 옆에 누워있었다.
그는 그 곳에서 몸을 돌리니 그의 오른쪽에 있는 다른 방이 눈에 들어왔다. 거실이었다. 거실은 그나마 부얶보다는 사정이 나았는데, 그가 있는 집의 나머지 부분이 그러하듯 먼지가 앉고 더러울 뿐이었다. 그 집이 14년 동안 전혀 청소되지 않았다고 하면 그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벽과 바닥에는 탄 자국들로 가득했다. 거기서도 전투가 벌어졌었다.
그는 방을 떠나 계속 복도를 따라 걸었다. 복도의 벽에는 폭발의 흔적이 여러군데 있었다. 그는 그것들을 마구 피해다녔던 순간를 떠올리려 손가락으로 흔적을 덧그렸다. 이내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정리하고는 계속 걸었다.
계단을 올라가다가 멈췄다. 도로 눈을 계단으로 돌리기 전에 그는 무감각한 시선으로 복도를 내려다보고있었다. 그는 이미 복도에 있는 다른 방들은 전과 별다를 것 없이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얶이나 거실을 제외하고 복도의 방들은 별일이 없었지만, 위층은...
그는 제가 서있는 곳을 자각하고는 층계를 이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발 밑의 나무들이 삐걱대어서 그는 잠깐 계단이 부서지지는 않을까 순간 걱정했지만, 다행히 안전하게 끝까지 올라갔다.
끝까지 올라와서, 그는 복도의 가장 끝방으로 향했다. 오른쪽에 있는 가장 마지막 문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남자는 이미 거기에 뭐가 있는지 알고있었다. 그는 문을 여는 순간 이 집에서 눈물을 떨구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으리란 걸 알고 있었다ㅡ그 방은 그가 가족을 잃은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가족을 볼드모트가 갈기갈기 찢어놓은 곳이었다. 그의 삶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곳이 바로 그 방 이었다.
고통이 파도처럼 몰려와 그의 심장을 때렸다. 지나친 고통에 남자는 무릎이 꺾였다. 그는 바닥에 무릎을 끓고 울부짖었다. 가족이 돌아올수만 있다면 그는 내주지 못 할 것이 없었다. 보고 말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작정이었다. 그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다면. 안아주고 키스하고 자기 전에 잘 자라고, 일어나서는 좋은 아침이라고 말해줄 수 있다면. 그리고.... 그리고.... 다른 눈물의 파도가 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가족이 그리웠다. 그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이곳에서 죽었다면 행복하기까지 했을 것이다. 왜 그러지 못했을까? 왜 그러지 않았지?
그는 주먹으로 바닥을 몇 번이고 쳐댔다. 나무가 금가고 주먹에서는 피가 나기 시작했다.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꽤 옛날부터 그는 신경쓰는 것을 그만두었다.
바닥에 늘어진 까만색 물체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다가가 그것을 주워들었다. 검게 묻은 숯을 물체의 머리 부분에서 닦아내고보니 그 물체는 숫사슴 인형이었다. 그는 인형을 가슴에 가까이 안고는 서럽게 울었다.
아랫층에서 소음이 들려왔다. 그는 그 소음의 주범이 누군지 알고있었다. 주범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시리우스 블랙이었다.
"얼른 나오지 않겠는가, 친구. 빨리 가야 해. 넌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회의에 늦고 싶지 않아."
시리우스의 목소리가 윗층을 향해 울렸다.
그는 양손으로 숫사슴 인형를 받쳐들고 일어서서는 고요하고 느리게 방에서 나갔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방을 보기 위해 뒤를 돌았다.
"제임스! 제임스! 친구, 어서 서둘러."
제임스 포터는 아기방의 방문을 닫으며 한숨을 쉬고는 슬퍼하며 계단을 향해 복도를 걸어갔다.
제임스가 계단에 다다르자 시리우스가 계단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는 시리우스의 이름을 불렀다.. "시리우스, 친구여, 최소한의 동정이라도 내게 보일 수는 없었나? 그 일이 일어난 이후로 처음 오는 거라고."
시리우스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나도 알고있어, 제임스,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난지 14년이나 되었지. 슬슬 극복해야 할 때야." 잠깐 말을 멈추고는 계속 이었다. "그래서 이곳은 대체 왜 이제서야 온건데?"
제임스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흝고는 계단을 내려오며 희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번에 마지막으로 싸웠을 때, 패티그루가 한 말 때문이야."
그는 층계의 마지막 단을 내려와서는 시리우스의 앞에 섰다. 시리우스는 슬픔과 배신감, 그리고 분노에 찬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그 쥐새끼가..." 시리우스가 제 말을 끝낼 순 없었는데, 우지끈 무너지는 큰 소리가 위에서 들려왔고, 또 이윽고 고통에 가득차 내지르는 신음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제임스와 시리우스는 한 번 시선을 주고받고는 곧바로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제임스는 숫사슴 인형을 그대로 가지고 뛰었다. 윗층에 도착하자 그들은 굉장히 조용하고 느린 움직임으로 소리가 들려온 곳ㅡ아기방ㅡ을 향해 움직였다. 언제든지 지팡이를 꺼내 휘두를 준비를 하고. 방문의 한 쪽에 다다르자 시리우스는 다른 쪽으로 걸어가고 제임스는 그대로 제가 있던 쪽에 있었다.
"셋 세면 들어간다." 제임스가 속삭였다. 시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둘..."
"제임스! 시리우스! 니네들 여기 있는 거 안다! 당장 내려와! 회의에 늦었다고!"
제임스와 시리우스 둘다 아랫층에서 들려온 리무스의 목소리에 놀라 펄쩍 뛰었다. 제임스는 계단을 슬쩍 보고는 다시 시리우스에게 시선을 던졌다. 제임스는 계단을 내려가며 속삭였다. "내가 간다. 넌 여기 있어. 혼자 들어가지는 말고."
제임스가 시야에서 벗어나자마자, 시리우스는 벽에 몸을 기대고는 만약의 상황을 생각해서 지팡이를 고쳐잡았다. 그는 문을 응시했다. 그 소음이 뭐였던간에, 지금쯤이면 다 도망갔을 것이다. 시간을 너무 낭비했다.
그 때, 그는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뭔가 신음과 고통에 차 쉬익대는 소리 같았다. 누군가 아직도 그 안에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아마도 다친 것 같았다.
제임스가 말한 건 잊었는지, 시리우스는 천천히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한편, 아랫층에서는 제임스가 리무스한테 상황설명을 하고 있었다.
"시리우스는 윗층에 두고 왔어.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을거야." 제임스가 말했다.
리무스는 막 지팡이를 꺼내들은 참이었다. "걔가 방 안에서 뭔 소리를 들었으면, 니가 있던 없던 거기로 들어갈 거란건 똑같은데."
"나도 알아. 아마 나도 시리우스처럼 똑같이 했..."
"제임스! 리무스! 빨리 올라와봐! 어서!" 시리우스의 목소리가 제임스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리무스는 제임스를 이끌고 층계를 뛰어올랐다. 그가 아기방으로 뛰쳐갔을 땐 이미 방문은 열려있었다.
제임스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리무스가 숨을 삼키는 것을 들었다. 방의 한가운데에는 시리우스가 한 남자아이 옆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리무스는 반대쪽에서 꿇어 앉아 아이에게 회복주문을 걸어주고 있었다. 그가 서있던 곳에서 볼 수 있던 것이라고는 헝클어진 검은 머리칼 뿐이었다.
"누구지? 괜찮은건가? 여긴 또 어떻게 들어왔고?" 가까이 걸어가며 그는 쉴새없이 물었다.
시리우스가 몸을 돌려 제임스를 바라보았다. "난 모르겠는데."
제임스가 시리우스 뒤에서자 그제서야 남자아이의 모습이 제대로 보였다. 곧 놀라서 숨을 삼켰다. 아이는 열넷이나 열여섯 살 정도 되어보였다. 제임스 자신과 굉장이 닮았지만, 번개모양의 흉터가 이마에 있었다. 이 아이가 포터임에는 한 점 의심도 할 수 없는 외양이었지만 결정적으로 제임스에겐 살아있는 혈육이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을 먹는 자인게 틀림없어." 그가 중얼거렸다.
"죽음을 먹는 자던, 아니던, 병동으로 데려가야해. 중상을 입은데다 도움이 좀 필요해보여." 리무스가 일어서며 말했다. "시리우스, 네가 이 아이를 좀 옮겨줄 수 있을까? 난 어제부터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서 그래."
시리우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이를 팔로 들어 올렸다. "멀린이시여, 얘는 먹지도 않는 건가. 너무 가벼워서 뭔갈 들어올리지도 않은 느낌이군."
"일단 본부로 데리고 가서 알버스에게 보여드리자." 리무스가 아기방을 나가며 말했다. 물론 지팡이는 만일의 상황을 위해 손에 쥔 채 였다.
제임스는 집을 나서서 기사단의 본부에 도착할 때가지 눈을 아이에게서 떼지 못했다.
시리우스의 집에 안전히 들어서자, 제임스는 조금 안심했다. 만약 이 애가 죽음을 먹는 자라면, 불사조 기사단원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감히 누군가를 해칠 생각은 못할 것이었다. 하더라도 의미없는 발악이 되겠지.
리무스는 단원들에게 고드릭 골짜기의 집에서 일어난 일들과 늦은 이유에 대한 보고를 해야했기 때문에 제임스와 시리우스보다 먼저 자리를 떴다.
"일단 침실 아무데나 골라서 눕혀두자." 제임스가 층계참을 올라가며 말했다. 또 그의 손에 여직 들린 해리의 숫사슴 인형을 바라봤다. '해리와 릴리를 기억할 만한 것 하나 정도는 지니고 있어도 문제는 없을거야.'
시리우스는 제임스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그의 팔에 들린 남자아이의 끙끙대는 신음소리가 발을 묶었다. 계단을 다섯단 정도 올라가 있었던 제임스에게도 들렸다. 제임스는 곧바로 돌아 지팡이를 꺼내 그 애가 뭐라도 한다면 바로 주문을 쏠 준비를 하며 겨누었다. 시리우스는 그런 제임스의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제 팔에 들린 남자아이을 계속 바라보았다.